▶ 특별기금 투자 놓고 3시간 넘게 찬반 토론
▶ “한인경제에 일조” “투자처로 최상 아니다” 고성·험악한 분위기도…결국 투표로 정해
오랫동안 투자처를 놓고 논란을 빚어왔던 LA 한인상공회의소의 특별계좌 기금 45만달러가 결국 한인은행 주식투자로 결론났다.
이 과정에서 한인은행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를 놓고 이사들간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돼 상의의 두동강 파장이 일고 있다.
21일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상의 1월 정기 이사회에서 상의의 ‘뜨거운 감자’였던 특별계좌 기금 50만6,991달러 중 45만달러를 4개 한인은행의 주식을 구입하는 안이 상정됐다.
이 기금은 지난 2006년 30대 정주현 회장이 한인상공회의소 건물이 필요하다며 기금모금을 발의해 약 7만달러를 모금한 이후 35대 에드워드 구 회장, 40대 이은 회장, 42대 하기환 회장 등을 거치면서 기금이 불어났다. 이 기금은 상의의 단독 건물의 구입 또는 건설을 위한 목적으로 쓰임이 한정돼 있다.
이날 재정위원회 전홍수 위원장은 안건 상정 제안에서 “상의 최대 후원사인 한인은행과 관계를 고려하고 한인사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주식 매입을 통해 CD보다 높은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즉각 반대 의견이 참석 이사들 사이에서 나왔다. 투자의 목적이라면 굳이 수익률이 낮은 한인은행을 특정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전석호 이사는 “주식 전문가들도 투자처로 추천하지 않는 한인은행에 투자하는 것은 손해 위험 부담도 크다”며 “투자 형식에 반대하며 더 의미 있고 좋은 일에 사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40대 회장을 지낸 이은 이사도 “투자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투자처로서 한인은행에는 반대한다”며 “특별계좌 기금의 투자 여부에 대해 이사들의 의견을 사전에 묻고 다른 대안들을 함께 제시해 도출해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단 이 이사는 “한인은행이 살아야 한인경제가 산다는 게 지론인데 상의가 한인은행 주식 사주기 운동을 벌이지는 못할 망정 한인은행을 폄하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이번 기회에 상의가 실리도 찾고 명분도 찾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찬성 의견을 냈다.
하기환 이사는 “특별계좌 기금 투자안은 재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거친 것으로 되돌릴 수 없다”고 전제한 뒤 “45만달러를 한인은행에 투자해 손해가 나면 손해액 전체를 책임지고 갚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인으로서 공금과 개인 돈을 구분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찬반 토론 중에는 단 이 이사와 전석호 이사 간에, 하기환 이사와 브라이언트 정 이사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편 강일한 이사장의 제안으로 출석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자는 안이 채택돼 결국 한인은행 투자건이 75명 이사 투표에 찬성 53표, 반대 21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이번 결정으로 상의는 특별계좌 기금 45만달러를 한인은행 규모에 따라 뱅크 오브 호프에 27만달러, 한미은행 10만달러, 퍼시픽 시티 뱅크(PCB) 5만달러, 오픈뱅크 3만달러 등으로 나눠 투자한다.